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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사설] 도시재생의 원칙 새겨야 한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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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북신문 작성일21-06-30 19:0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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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원도 정선군이 제3회 '고한 골목길 정원박람회'를 8월6일부터 10월31일까지 연다고 한다. 정선군 고한읍은 백두대간 중심에 위치한 산중도시로 태백산의 진산인 해발 1573m의 함백산자락 700~1100m에 이르는 자연 속에 자리하고 있다.
   역사적, 인문적, 자연적 자원이 풍부한 고한읍은 함백산 야생화 축제, 골목길 정원박람회라는 지역축제를 열고 있다. 추리를 테마로 한 야생화 마을 추리극장, 야생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수공예품, 전국 최초의 마을 호텔 18번가 등 관광과 힐링의 도시재생으로 누구나 즐기며 놀 수 있는 마을 놀이터 같은 산중도시라고 자랑한다.
   '고한 골목길 정원박람회'는 국내 최초 주민주도형 박람회로 2019년 처음 개최됐으며 특색있고 아기자기한 정원과 골목길로 관광객들의 주목을 받아왔다.
   산중도시 고한읍의 이 같은 아이디어는 우리 생활 현장에 얼마든지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널려 있다는 점을 깨우쳐 준다. 지역민들은 늘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 익숙하다 보니 아무런 감흥이 없을 테지만 타지에서 찾는 사람들의 눈에는 이색적이고 정겨운 삶의 진한 냄새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즐비하다. 그곳이 굳이 유적이나 관광지여야 할 이유가 없다.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 가장 생생한 감동을 줄 수 있다.
   우리나라 도시들 가운데 상당 지역이 도시재생에 열을 올리고 있다. 퇴락한 원도심이나 더 이상의 개발이 불가능한 지역에 재생의 개념을 도입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랜 역사를 가지지는 않았다. 그래서 많은 도시들이 우왕좌왕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. 그리고 대부분 비슷비슷한 아이디어로 도시재생을 하고 있어 그 지역만의 특화된 개성을 찾기 쉽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.
   그런 면에서 본다면 정선군 고한읍의 도시재생은 매우 모범적이라고 할 수 있다. 주민들의 삶이 훼손되지 않으면서도 그들의 알뜰한 생활상이 자연스럽게 볼거리를 만들면서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전형적인 도시재생의 방법을 택했다.
   골목이 살아 있어야 문화도 살아남는다. 도심에서 골목이 사라지기 시작한 지 오래됐고 한 도시의 실핏줄과 같은 골목이 천편일률적인 상업화의 길을 걸으면서 골목의 정취는 사라졌다.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관광지는 더욱 심하다.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식당과 카페가 빼곡하게 들어섰고 나무 한 그루 꽃나무 한 그루를 보기 힘들어졌다. 주민이 걸어둔 빨래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본 것은 옛일이다.
   도시재생에 지역의 혼을 실어야 한다. 골목의 정취를 담아야 한다. 지나친 가꿈은 몰개성으로 줄달음치고 어느누구도 정성 들여 찾으려 하지 않는다. 도시재생의 원칙을 다시 새겨야 한다.
경북신문   kua348@naver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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